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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뫼회 돌아보기 (신묘년시산제)
이름   김영환 등록일   2011-02-20 오후 1:34:00
e-mail   ywhkim@rhilaw.com
내용
한뫼회 돌아보기 (2011. 2. 13. 중흥사지 시산제 중심)

청산유수처럼 세월유수랄까, 2002년 10월 대구/서울 합동 작성산 산행 참가
이래, 한뫼회와 인연을 맺은 지 어언 9년, 이제 100회 고지도 저만치 가시거리 내에 두게 됐다. 지금도 한뫼회를 지척에서 지켜 보고 있는 한 사람으로 이번 2011년 신묘년 시산제 산행을 한번 돌아보기로 한다.

2011년 2월13일 한뫼회 회원 24명은 구정 후 열흘째 날, 신묘년 시산제 산행에 참석했다. 이번 겨울엔 영하의 강추위가 오래 계속 되었고, 눈도 자주 내렸었다. 산행 당일 중앙선데이는 ‘100년만의 눈폭탄 강원도를 꽁꽁 묶었다”는 기사제목을 뽑을 정도로 전국 기상은 비정상이었고, 서울은 눈은 피했으나 강추위는 물러나지 아니했다. 오리털 조끼까지 껴입고 집을 출발, 윤병주 동기와 신도림역 2호선 전철안에서 만나 4대강 공사 얘기 나누며, 합정역에서 6호선으로 또 불광 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하며, 15분 일찍 도착, 집결시간 9시 30분 경, 구파발 역 1번 출구 앞에 24명이 집결, 15분 더 기다려 주며, 총무가 회비를 거두며, 최종 인원을 확인한 후 곧장 산성입구로 이동이다,

잠시 동안이지만 대 식구가 발 디딜 틈이 없는 만원 버스로 이동함에는 약간의 고통 감수는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있다면 즐거움은 커진다, 마침 버스 정류장 옆에 우리를 기다린 듯 봉고차 두대가 서 있고, 산성입구까지 싼 값으로 타고 가라고 기사 양반이 호객한다. 이 곳의 진두 지휘자인 이원근 총무가 2대 삼만원에 오케이. 24인은 두 대에 나누어 타고 회원들은 룰루랄라다.

근래 최고로 편하게 이동, “총무가 한 일 중에 최고로 잘한 일이다”라고 입을 모아 총무 면전에서 한마디. 잘하고 있다는 칭찬인지 그 동안 못했다는 비판인지, 하지만 화자나 청자 모두 귀에 입이 걸린다. 작은 일에 만족하며 즐거워 할 줄 아는 자격 있는 회원들이다,

같은 시각, 산성입구 반대 쪽에서 출발, 회원에 줄 선물과 시산제 제수물을 자가용에 싣고 부인과 함께 나타난 구자호 회장, 산성매표소 입구에 한발 앞서 모여 있던 회원들에게 선물을 준다. 4회 이상 참가자에게 산행시에 쓸 수 있는 털실로 짠 모자를 주고, 그 미만의 참석자엔 등산 양말 선물, 또 모든 회원께 4번 접는 손바닥만한 깔개도 선물, 모두들 선물 받고 희희낙락, 주는 자나 받
는 자 모두 즐겁다. 이때 “회장 위에 총무 있고, 총무 위에 회원들 있다”는 회장의 한마디가 귀에 쏙 들어온다. 한뫼회호의 선장의 회원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반듯한 인식에 한뫼회호는 잘 항진하고 있다고 진단을 내려본다.

회장은 공시된 장소인 유영터 장소는 폐쇄되었다고 한다. 다른 곳을 답사하여 정했다고 한다. 하여 회원은 일행과 함께 움직이기를 주문했다. 안 그래도 당일 시산제를 지내고 있을 동안 전체 행렬에서 잠시 일탈한 한 동기, 서로의 핸드폰/스마트폰마저 불통지역, 모두 걱정하던 차,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일행 찾기 씨뮬레이션을 했다나, 번쩍이는 현수막을 보고 찾았다면서
나타난 동기의 반가운 얼굴은 동기들 서로가 서로들 미안케도 하였다.

옛 훈련도감 유영터, 북한산의 양지바른 노적봉 아래 터잡은 이곳은 2004년 2월 이후 매년 시산제를 올렸던 곳이다, 때로는 선린상고 팀과 겹치기도 하고, 경맥산악회와 겹처 2009년은 사패산으로 자리를 피했고, 2010년에는 같은 장소 위/아래서 지냈던 곳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장소였다. 시산제 장소로는 우리와 인연이 다한 모양이다.

회장이 사전 답사한 중흥사지는 유영터에 못지 않는 양지바르고, 평평하며 전망도 좋은 곳이었다. 앞으로 어떤 인연으로 계속될까, 이곳 새로이 정한 시산제 장소는 태고사 앞에 있는 중흥사지라는 절터, 조선시대 승군을 총 지휘하던 본부가 설치돼 있었던 곳으로 1915년 홍수로 무너졌다고하는데, 그 이름(重興)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흥(中興)되지 못하고 주춧돌과 축대만 남아 있었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가 아니라 “산천은 의구하되 중흥사는 간 데 없네”인가,

축대 벽에 한뫼회 현수막을 걸고, 축대 앞에 제사상을 차린 후, 시산제 거행, 상 차리는 데는 해마다 반복되는 말.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냐 홍동백서냐에 따라 과일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한 동기 왈, 정답은 없다, 제사상 진설 방식은 지방마다 가문마다 다를 수 있듯이, 남의 종교와 제사 상차림에 왈가왈부는 금물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수긍이 간다.
바둑 잘 두는 친구는 차례 진설방식 두동미서를 응용하여 바둑용어 성동격서라는 말을 꺼내 웃겨보려고 해보기도 한다.

제수상에는 회장단이 준비한 밤 대추, 사과 배, 사과, 북어, 돼지머리 편육, 시루떡 외에도 곶감, 감말랑이, 고급 양과빵이 보였다. 제주인 회장, 전체회원, 회장단, 개별적으로 술을 올리고 재배한다. 축문을 써와 읽었던 남순대 시인의 낭독은 예전처럼 낭랑했다. 시산제가 끝나고 음복을 하는 시간, 박여사와 최여사께서 수고하며 쟁반에 담아 돌린 시루떡, 돼지머리 편육. 김치 등 말고도
따뜻한 정종술, 따뜻한 진한 매실차도 돌리는 동기들이 있었다,

우리는 이제 음식 “뭐”하면 “누구표”로 연결되는 우리들끼리 통하는 음식이 있다. 당일만 해도 그렇다. “소보로 빵”, “단팥빵”하면 유석종, “청도산 감말랑이”하면 이대용, “청도 반시”하면 김성기, “시산제 시루떡”하면 박창기, “따뜻한 정종”하면 김용휴, “따뜻한 매실 차”하면 황종열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회원과 나누고자 자주 베푸는 따뜻한 심성의 발로덕분일 것이다. 당일 고급양과를 가져와 제수상에 올린 최연환, 나중 우이동 뒤풀이 집에서 꺼낸 후지산록(富士山鹿) 50도 위스키독주를 가져온 서대교 동기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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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제가 끝나고 음복하는 시간, 구회장은 구상교 동기가 등반대장에서 물러남을 알렸다.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적합한 자를 정하기로 한단다. 한뫼회가 그만치 컸다는 반증이다. 때로는 앞에서 길 안내를, 때로는 뒤에서 뒤쳐진 자를 챙기며, 많은 산행에서, 전체흐름을 조율해 왔다. 항상 웃는 얼굴의 구상교 전임회장 출신, 소임 다하고 물러나는 산행대장. 그 동안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며,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처진 자와 앞선 자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비결은
세상에 없다. 아주 잘해야 본전, 보통 잘해서는 욕먹기 딱 십상이다. 흔드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태산처럼 묵묵히 역할 다하며 자리 지켜준 점 고맙다.

웃기는 소리 하나. 이집트의 30년 독재 집권자 무바라크는 버티다가 바로 이틀 전에 할 수 없어 하야했다. 물러나고 싶어도 회원들이 인정하지 않아서 못 물러났던 산행대장과는 영 딴판이다.

동기들은 짬만 있으면 웃기는 소리한다. 한때 총무가 협조 안 하는 동기에게 총무로 지명추천한다고 하면 겁내는 때가 있었다, 세상이 변했다. 이제는 기피업종이 인기업종으로 변했나, 차기 총무는 이미 굳어 졌는지, 차차기 총무 후보로 누구누구 L씨 와 C씨가 경합하고 있다고 농담한다. 또 총무로는 청문회를 거쳐 통과한 검증된 능력자를 뽑아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온다, 병역비리,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이른바 ‘4+1’ 불가론을 인식한 듯, 한 동기 자기는 위장전입은 한적이 있으나 부동산 투기는 한적이 없다고 미리 선수 친다.

점심 겸 음복 후 계속된 산행은 이제까지 가보지 않았던 길이었다. 직진 중 경사가 나타나자 완만한 우회길로 들어서서 한참 만에 올라선 곳은 산성 용암문이었다. 잠시 멈춰 쉬며 동기가 권하는 막걸리 한잔을 얻어 마신다. 출발기점 산성입구에서 여기까지 5Km가 될지 추측무성이다. 도선사까지는 1.1Km라고 이정표는 말하고 있다. 아이젠을 부착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걷지 못하는 급경사 빙판길이다. 반대로 올라오는 길은 깔딱 고개일 것이다.

강북 삼각산 도선사는 청담스님이 모셔져 있고, 육영수여사가 길을 닦았다고 하여 유명한 절로 익히 아는 절, 강남 삼성동의 봉은사로 불릴 만큼 서울의 대표 사찰의 하나다. 구회장은 교인이면서도 친 사찰적이다. 도선사 입구에 내려오자, 영환이는 3배하고 오라고 하며, 기다려 준다고 먼저 말한다. 그렇다고 미적거릴 수 없다. 후딱 대웅전에 가서 3배하고 내려온다.

전날 12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자칭 목사, 장로 선교사라 칭한 3인이 땅밝기를하면서 “하나님 덕분에 밥 먹고 사는 거야, 부처가 비를 줘? 비가 와야 사는 거야"라며 "여기 중들 다 대려 와 하나님 때문에 밥 먹고 살잖아 모르면 돼지 새끼지"등 난동을 부렸다는 얘기에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한 동기가 우스개 소리를 전한다. 목적 없이 사는 사람을 “목사”라고 하고, 장 노는 사람을 “장로”라고 한다고 해도 모두 껄껄껄이다. 한뫼회 회원인 교인들은 너그럽고 여유롭고 보기도 좋다.

최고의 운동 걷기를 즐기듯 우이동 분소를 지나 내려오며, 만병통치약 웃음의 건강 학을 터득한 동기들, 계속 웃음보따리를 푼다. 말 비틀기 놀이는 계속된다. 시산제 현장에서 두동미서를 성동격서로 변형하듯, 도선사의 복전함에 적힌 “복전”은 “전복”으로 둔갑하고, 수년 전에 배운 남녀 연애 사자성어 “남녀상면”에서 “각자귀가”로 끝나는 내용의 복습도 하며, 내내 깔깔거린다.

26명의 대 식구를 맞을 식당 찾기가 쉽지 않다. 우이동 대로변에 자리를 잡은 아구찜, 탕, 과메기등이 나오는 집으로 자리를 정하고 우리가 도리하다시피 점령해버린다. 4시 직전인가, 맥주, 소주, 양주, 막걸리에 처음 나온 것은 아구탕이었나, 과메기와 함께 나온 날 배추, 물 미역, 돌 김, 마늘 등의 주변 반찬, 나중 바다의 우유라는 생 굴도 나오고, 주변 반찬서 푸짐히 먹었다는 기억이다. 당일은 달랑 회비 만원만 내고 입만 가지고 가서 떡도 술도 뒤풀이를 즐길 수 있었다.

2부라고 할까, 노래방까지는 합류치 못했다. 식당까지 오지 않았던 김기환 동기, 뒤풀이 도중에 먼저 일어선 황종열 동기, 대부분 동기가 2부 노래방으로 향할 때, 신경철 부부와 구상교와 함께 먼저 살짝 실례, 식당 앞에 선 미아리, 혜화동, 광화문 행 버스를 타고 당일 모임에서 이탈, 신경철 부부는 먼저 내리고, 구상교 동기와 종로1가에서 함께 내려 각자 버스로 전철로 귀가 했다.

김용휴 동기가 올린 사진을 보니 열띤 노래방에 이어, 제3부 당구 게임엔 6인의 신사(이, 윤 장, 구, 김, 정, 이)가 큐 대를 잡고 당구대 뒤에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당일만해도 시산제 중에 찬조금을 현임 구회장, 전임 신회장, 정연수 동기가 내었고, 지난달엔 이총무와 구상교 대장, 박달수 동기가 찬조금을 내었다. 나도 조금 동참할 수 있게 되어 마음이 가볍다.

현 회장단과 회원간의 어울림이 무척 좋다. 알아서 스스로 챙기는 회장과 총무 덕 아니겠소,덕분에 다들 즐겁고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겠소,

동기들이여, 봄기운이 돋는다는 날이며,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가 어제네요. 어깨를 펴고 많이 걸읍시다. 그리하여 건강 유지합시다.

동기들, 신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1. 2. 20.
동기 김영환

2011. 2. 13. 시산제 참석자 (24+2)

구상교, 구자호, 김기환, 김성기, 김영환, 김용휴, 김종원, 남순대, 박창기,
서대교(+박추선), 신경철(+최영숙), 오중관, 유석종, 유철, 윤병주, 이강호,
이대용, 이원근, 이진권, 장도석, 정연수, 최연환, 추연수, 황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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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뫼회 돌아보기 (신묘년시산제) 2011-02-20 김영환 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