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가씨가 애완견을 데리고 전철에 올랐다. 갑자기 그 개가 전동차 바닥에 배설을 했다. 주위 사람들이 '배설물을 치우라'고 얘기했다. 아가씨는 휴지를 꺼내 개는 닦아주고, 배설물은 그대로 둔채 내렸다. 나중에 한 노인이 보고 그 것을 치웠다. 이 광경을 한 사람이 목격하고 처음 부터 마지막 까지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아가씨의 신원까지 공개하며... 사건 보도가 나가자, 당사자 아가씨는 '너무 당황해서 그랬다. 죽고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근일 보도를 통해 들은 사건의 전말입니다.)
잠못이룰 사람 1.
그 아가씨는 지금 창피하고 또 분하기도 할 것이다. 더군다나 얼굴과 신원까지 공개 되었으니 심정적으로야 오죽하랴? 그녀는 지금 불면의 밤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으리라. 그러나 올바른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금은 은둔하면서 뼈를 깎는 반성과 개과와 천선을 결심하고 이번 기회에 새로 태어나야 하지, 유치한 변명 따위를 해서는 안된다. 분명히 주위에서 배설물을 치우라고 얘기했고, 당황했다면서 어떻게 자기의 애완견은 닦아 줄 여유가 있었단 말인가?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 만약에 친구들과 험난한 산에 갔다가 갑자기 한 친구가 사고를 당해 위험에 처했다. 그 친구를 구하려면 자기도 위험해질 수있는 경우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자 대부분 "그냥 친구를 남겨두고 자기만이라도 살기위해 그곳을 벗어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반대로 자기가 위험에 처했는데 친구가 그냥 가버렸는데도, 나중에 다행히 살아났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자 많은 학생들이 말했다." 세상 끝까지 라도 따라가서 그 친구에게 보복하겠다."
성서에는 간음하다 들킨 여인을 두고 '죄없는 자 저 여인을 돌로쳐라'고 예수님이 말하자 나이 많은 순서대로 자리를 떴다고 하였지만, 이번의 전동차안의 배설물은 '노인'이 먼저 그 것을 치웠다. 여기서 신세대와 구세대의 사고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늘 말하지만 '권리 주장만 있고 의무는 없는 신세대'- 누가 이들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나..
잠못이룰 사람 2.
인터넷에 이 사건을 '상세하게' 올린 그 '정의의 사도'는 지금 회심의 미소를 띄우면서 평안한 잠을 이룰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추정이다. 갑자기 네티즌과 언론의 엄청난 관심과 반응이 시끄러워서가 아니라, 조용히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 때문에 잠못이루는 것은 아닐른지... 그분은 상대 아가씨를 찍으면서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고, 심지어 이름과 다니는 학교까지 공개했다고 했다. 문제는 성서 말씀 대로 그 아가씨가 그렇게 '돌로 쳐 죽일 만큼' 잘못했는가의 여부보다, 그분이 하느님 앞에 얼마나 흠 없고 완벽하며, 그렇게 잔인할 정도로 상대를 심판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것이리라.
우리가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것은 상대를 책벌하기 위함이 아니라, 잘못을 반성하고 개과천선 하기를 바라는 것이 목적이라면 상대를 완전히 '청소'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심판'은 하느님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사랑은, 불의를 보고 눈감아서도 안되며, 그렇다고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어서도 안된다. 줄서는데 '새치기'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못본체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고, 또한 소리를 질러 불의를 행한 상대를 여러 사람앞에서 야단치는 것도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새치기 하는 사람에게 살며시 다가가서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귓속말로 '뒤로가서 줄서세요'하고 말하는 것이다 - 라는 말이 생각난다.
(나도 이렇게 잘 하지 못하고, 야단치는 편입니다.)
[나도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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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못이룰 두 사람
2005-06-08
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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