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로그인]     












 
[내용보기]
제목   곱창이야기
이름   姜孟勳 등록일   2011-11-22 오후 2:28:00
e-mail   
내용
<곱창이야기>

얼마 전에 집에서 고기를 조금 구워먹었는데 상당히 맛도 좋고 쫄깃쫄깃한 씹는 느낌 또한 일품이어서 그런지 갑자기 군대 시절의 "곱창구이" 생각이 떠올라 식사 도중에 아주 신명나게 가족들에게 한바탕 크게 그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실인 즉 나는 어릴 때부터 물론 많이 먹을 기회도 없었지만 육류가 썩~ 나에게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별로 가까히 하지 않았다.잔치 음식 중의 돼지 고기 같은 것도 친척들은 "비게가 많이 붙어 있어야 고기는 제 맛이 난다"고 하며 잘들 먹었지만 나는 웬일인지 이런 것들을 조금만 먹어도 속이 곧 미식미식해지고 이에 따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게 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특히 남들처럼 앞장서서 "고기 먹고 영양보충하자!"하는 생각과 말을 일체 하질 못하였다.

그러다가 군에 들어가서 포병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던 와중에 부모님이 고기 위주의 음식을 잔뜩 꾸려 면회를 오셨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피교육중인 군인이라는 내가 이 영양기 많은 음식들을 먹고 별안간 기분이 언짢아 지더니 기어코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만 것이었다.
말하자면 군대 밥과 주로 된장국,무우김치 만을 먹다가 갑자기 기름기기 많은 음식이 들어 오니 몸이 매우 놀라서 일어난 반응 같기도 하였다.

그러나 고기에 대하여는 좀 그랬지만 ,기본적으로 나의 식성은 별로 까다롭지 않은 편이어서 일부 사람들이 극히 싫어하는 군대식 밥과 라면--냄세가 좀 특이하다--,군대 된장,고추장,소금김치등에도 쉽게 적응하여 특별히 다른 외부 부식을 별도 구매한다든지 식욕이 떨어져서 안절부절하는 일은 일체 없었다.
그리고 실무부대에서는 워낙 병사들과 24시간 함께 뒹구는 것이 직분이어서 하루 2 끼는 이 사병 식단을 먹었고 점심은 장교 식당에서 매식을 하는 일이 되풀이 되었는 데 세월이 좀 지나니 장교식당의 음식 냄세는 관심 밖이 되었고 포대 건물에서 약 150미터 정도 떨어진 건너편 언덕의 사병 식당에서 밥을 짓는 냄세가 바람을 타고 풍겨오면 입안에서 군침이 가득 도는 체질로 변해버려서 아무튼 나는 먹는 것 때문에 신경을 쓰는 일은 일체 없었다.
이런 나의 군대밥 식성은 나이 40 초반 아마 마지막 동원 훈련에 참가했을 때도 여전하였음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다가 실무부대에서 한 1년6개월 정도 근무하였던 꽤나 쌀쌀한 초 겨울 어느 날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날 저녁 갑자기 포대장이 "저녁식사를 같이 한번 하자!" 고 하여 따라나섰다. 경제사정이 변변치 못한 군인인지라 백반 2인분에 특별히 나를 배려하여서 당시 가장 싼 고기 중의 하나였던 곱창을 1근 주문하여 구워먹기 시작하였는데 다 구워진 첫 한모금을 입안에 넣자마자 너무나 맛이 좋음을 순간적으로 느꼈으나 얻어 먹는 음식인지라 충분히 나의 이 느낌을 표현을 하지 못하고 질긴 곱창을 꼭꼭 씹어먹으면서 아무 말 없이 식사를 끝내었는데 도무지 반근 정도로는 간에 기별이 오지 않았으나 "좀더 사주십시오!" 하는 말을 결코 할 수가 없었다.따라서 그 서운한 마음을 꾹 누르고 다음 날을 기약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날 밤 나는 그 못다 먹은듯한 곱창 생각때문에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러니 그 다음날 부터는 일과 시간 중에 상하 턱뼈 주위의 근육이 조금조금 많이 아파왔지만 곱창 반근이 적은듯 너무 아쉬워서 다른 사람에게는 일체 내색없이 혼자서 몰래 밖에 나가 기필코 곱창 한근을 다 먹어 볼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게 되었다.
물론 턱뼈 근육이 아프면 아플수록 심저에 움크리고 있는 나의 갈망은 더욱더 깊어만 갔다.

그러다가 대략 1주일 정도 지난 날,턱의 통증도 좀 가라앉은 상태에서 드디어 기회를 잡고 용약 곱창을 먹으러 몰래 출전을 하여 한근을 시킨 다음 천천히 구우면서 철저히 차근차근 공략을 해들어갔는데 정말로 그 맛이 너무나 좋았다!
그러나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혼자서 한근을 다 먹는 것은 나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이러니 일부 고기를 남기고 그날은 물러서게 되었는데 상하 턱뼈 근육이 다시 우리우리 몇일간 심히 아프게 되고 이 통증 자체가 다시 곱창에 대한 식욕으로 변하면서 계속 뇌리를 자극하게 되니 나도 모르게 일주일 내내 정신적으로 곱창의 포로가 된듯한 기분으로 살게 되었다.
심지어 나중에는 자다가 혹시 잠이 깨면 전번에 먹다 남겨 두고 온 곱창이 너무 아쉽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무튼 이 이후로는 자주 곱창을 먹게되었고 이와 동시에 나의 주위에도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는데 이러다보니 여러 종류의 비교적 싼 고기류에 슬슬 입을 대기 시작하였다.

이러다가 제대후 사회에 나오니 야근이나 무슨 일이 있었다하면 등심이니 로스니 하면서 비교적 고급 소고기를 자주 접하게되고 이러다 보니 군대 시절의 곱창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다가 그로부터 한 25~30년이 지난 어느날, 평상시에는 조금도 나에게 가까히 다가오지 않으려고 하는 밋밋하기 짝이 없는 아들녀석이 별안간 다가 오더니만 "아빠 곱창 한번 먹으러가자"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 왔다.나는 이 순간 내심으로 소스라치게 놀랐다.그 옛날 나에게 내렸던 그 "곱창신"이 그 오랜 세월을 거쳐 드디어 나의 아들에게도 내리게 되었구나!하고 생각하니 이 어찌 경외스럽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
이런 나의 감회를 내심 누르고 "왜 하필이면 곱창이냐?"하고 물어보았는데 "몇일전 친구랑 곱창을 먹었는데 너무 맛이 있었다"라고 대답을 하여서 아! 이때 확실히 "곱창신의 강림"을 학인하였다.

이에 서둘러 수소문해보니 마침 동네 주위에 곱창집이 하나 있어서 주저없이 아들을 데리고 찾아갔는데 막상 곱창을 시켜 먹어보니 나에게는 그 옛날 곱창 맛이 도무지 느껴지지 않았다.나이 탓일까?하고 혼자 생각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아들에게 그 맛을 은근히 물어보았더니 아들 역시 "좀 별로 였다"하고 펑을 하니 결국 그 이후에 이 "곱창신" 때문에 부자간의 거리를 좀더 좁힐 수 있는 계기를 기어코 상실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로부터 다시 한 15년이 지난 요즈음, 옛날 나에게 내렸던 곱창신을 한번 다시 불러 보려고 이것을 저것 혼자서 궁리를 하고 있는데 콜레스트롤이니 머니하면서 상당히 시끄러운 데가 있고 하이타이 사건등 비위생적인 전처리 과정의 문제도 있고 요리과정에서도 좀 불안의 여지가 있는데다가 가장 답답한 것은 "곱창"이라고 하면 사실 상업적으로는 소와 돼지의 위.작은 창자,큰창자,직장등을 거의 총칭하는 단어가 되어있어 음식점에서 들어가서 먹고나도 자기가 결국 소나 돼지의 어떤 부위를 먹었는지 정확히 잘 구분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는 소의 "작은 창자"만을 믿을 수 있는 업체에서 구입하여 집에서 요리하여 먹는 방법을 생각해보고 있다,이것이 가장 정확한 군대시절 먹었던 곱창을 복원시키는 방법이라고 일단은 생각하나 현실적으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어서 천천히 알아만 보고있다

우리의 향리 대구에도 꽤 유명한 곱창골목이 있다고 하는데 이 곳에서는 100% 돼지 곱창을 팔며 하루 오는 손님이 약 1,000명에 달한다 하니 이 곱창산업이 상당한 규모로 우리나라 곳곳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이 곱창내지 다른 내장 부분들은 혐오감을 많이 주는 식품 중의 하나여서 언제 다른 나라특히 선진국에서도 이 "한국 특유의 곱창골목" 같은 것이 많이 생길 수 있을른지....?
그런 일이 만일 생긴다면 그야말로 경천지동할 일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2011년 11/21 씀





[나도 한마디]
이름 내용 비밀번호 [등록]

제목 등록일자 등록자 조회수
   곱창이야기 2011-11-22 姜孟勳 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