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중고등학교 50회 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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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img src ="http://cfs7.blog.daum.net/upload_control/download.blog?fhandle=MEFiNXlAZnM3LmJsb2cuZGF1bS5uZXQ6L0lNQUdFLzEvMTgxLmpwZy50aHVtYg==&filename=181.jpg"><br> <p=aline><UL><FONT face=궁서체 color=black size=3><STRONG> 나 어렸을 적에 먹던 풀빵보다<br> 더 맛있는 빵은 여지껏 없었네<br>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던 시절에<br> 속이 텅 빈 줄은 직감으로 알았지만<br> 볼수록 큼직하고 묵직한 풀빵이<br> 참으로 듬직하고 먹음직스러웠네<br><br> 먹성 좋은 동생들은 나만 쳐다보았기에<br> 어지간한 풀빵 두어 개만 갖다바쳐서는<br> 어느 코에 한점 내다 붙일 수도 없었지<br> 내가 멀리 장거리라도 한탕 뛰지 않으면<br> 그나마 한입 베어먹을 수도 없었지<br><br> 길고도 아득했던 칠성동 큰집 심부름 길은<br> 버스를 갈아타고도 한참을 걸어야 했지만<br> 제법 부품한 출장비에 눈알이 부풀어<br> 종점 옆 코딱지할매 구멍가게만은<br> 그냥 못 본 체 지나칠 수가 없었지<br><br> 가게 안팎에 진열된 푸짐한 풀빵들이<br> 내 입을 온통 침으로 풀칠을 하게 하였지만<br> 애꿎은 주머니만 자꾸만 꼼지작거리다가<br> 코딱지할매의 못마땅한 코웃음을 피하여<br> 어느새 내 눈은 또뽑기에 짱박히게 되었고<br> 호기심은 꽝으로 땡전 한 푼만 겨우 남겼지<br><br> 마지막 갈림길에서 판단은 적중했네<br> 갈 길은 멀고 앞날은 구만리 같은데<br> 입안에서 금방 녹고 마는 눈깔사탕보다는<br> 단단한 돌사탕이 얼마나 보배인지<br> 한쪽 볼때기 여불딱에 깊숙히 숨겨두고<br> 혓바닥도 아까워서 굴리지를 못했네<br><br> 마침내 질질 신발뒤축을 끌며 가다가<br> 입안에 침이 모두 말라버렸을 때에야<br> 무사히 큰집에는 당도할 수 있었네<br> 주머니에서 다시 경쾌한 쇳소리가 났고<br> 걸음은 저절로 뜀박질로 바뀌었지<br><br> 돌아오는 신작로에 저잣길로 나서서는<br> 이것저것 둘러보며 구경도 다 못했는데<br> 갖고 싶은 장난감은 왜 그리도 많았던지<br> 입술 깨물며 눈 돌려 사람 사이로 나오다가<br> 판소리 한 대목 하는 예쁜 심청이를 보았지<br><br> 하얀 얼굴에 금방 울 것만 같던 그 아이가<br> 우연히 나를 보고 살짝 웃어 주었을 때<br> 내 얼굴은 금새 왜 그리 화끈거렸는지<br> 내 가슴은 덩달아 왜 그리 두근거렸는지<br><br> 돈 바구니를 들고 내 앞을 다소곳이 지날 때는<br> 어디 쥐구멍이라도 찾으려 고개를 떨구었지만<br> 주머니 속 거금을 힘차게 움켜쥐었던 내 손이<br>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바구니로 옮겨졌지<br><br>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참을 뛰었다가<br> 코딱지할매 구멍가게 앞에까지 와서는<br> 풀빵을 기다리는 동생들 째려보는 시선에<br> 어깨가 축 늘어지고 속까지 쓰렸지만<br> 자꾸 예쁜 그 아이의 웃는 얼굴이<br> 내 눈 앞에 커다란 풀빵처럼 보였지<br><br> 마침 남아있는 최후의 땡전 한 푼으로<br> 나는 또 다시 돌사탕을 골라야만 했었지<br> 집에 와서 동생들은 한숨을 내쉬었지만<br> 돌사탕 한 알을 돌려가며 빠는데<br> 형은 혼자서 오래도 빨았지<br> 동생이 옆에서 애원하듯 하는 말,<br><br> " 형아! 다나? "<br><br><br> 형아! 의 사실적 발음은<br> 희야! 도 아니고<br> 힝야! 도 아니네.<br><br> 그럼 그 푸근한 정감어린 단어는<br> 어디 가서 찾을꼬?<br><br> 아무리 진수성찬도 혼자 먹으면<br> 둘이 먹는 보리밥보다 맛이 없지요.<br> 제가 어렸을 적엔 풀빵 한 개라도<br> 돌사탕 한 알이라도 나누어 먹었기에<br> 그렇게도 맛있고 달콤했나 봅니다.<br><br> 문득 옛날 어린시절이 떠올라<br> 풀빵과 돌사탕의 추억...<br> 괜스리 콧잔등이 시큼하네요.<br><br><br> 과테말라에서<br> 박문송 지음</STRONG></FONT></UL></P><b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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