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중고등학교 50회 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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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FONT style="FONT-SIZE: 12pt" face="Comic Sans MS" color=#efffce> <FONT color=#000000><FNT style="LINE-HEIGHT: 24px"><UL><UL><UL><UL> 그대는 커피</UL></UL></UL></UL> <FONT style="FONT-SIZE: 10pt" face="Comic Sans MS" color=#efffce> <FONT color=#000000><FNT style="LINE-HEIGHT: 24px"><UL><UL><UL> 그대는 커피 나는 녹차<BR><BR> 아내는 커피를 좋아한다. 나도 그다지 싫지는 않다. 맛도 맛이려니와 커피잔이 예사롭지가 않다.<BR><BR> 커피도 종류가 많지만 커피잔도 헤아릴 수가 없다. 저 많은 커피를 언제 어떻게 다 맛보며 저 많은 커피잔들을 다 어디에다 두고 쓰는지? 귀한 명품 커피잔들은 숨겨둔 곳도 모르겠네.<BR><BR> 아내와 나는 가끔 커피를 함께 마신다. 커피를 마실때는 언제나 서로 웃고 떠들며 마냥 즐겁게 이야기한다.<BR><BR> 나는 혼자서는 별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혼자 커피를 끓여 마신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아내는 저 혼자 있을 때도 노상 끓이고 마셔댄다.<BR><BR> 물보다 피가 진하다더니 피보다 커피가 더 진하던가? 친정식구는 눈에서 멀고 커피는 입에 달고 사는구나.<BR><BR> 나는 하루 두잔의 커피에도 억울하게 날밤을 새곤 하지만 아내는 그렇게 마셔대고도 언제나 초저녁에 잠이 든다.<BR><BR> 나는 녹차를 좋아한다. 아내도 싫어하지는 않는다. 향기도 향기려니와 찻잔이 소박하기 그지없다. 우리 집에는 찻잔과 커피잔이 엄연히 구별된다.<BR><BR> 아내가 커피를 끓일 때는 혼자서도 온갖 수다를 떨지만 찻잔을 꺼낼 때부터는 일체 아무런 말이 없다. 내가 도무지 입을 열지 않으니 저도 말하고 싶지 않겠지. 다만 서로 은근히 눈치나 보며 함께 차 맛을 우려낸다.<BR><BR> 투박한 찻잔에 어우러진 맑은 한잔의 녹차는 그래서 그 향기조차도 더욱 고요한 듯싶구나. 집안에 늘 부는 꽃바람도 잠시 멎는 듯하다.<BR><BR> 나는 녹차를 사랑한다. 내가 고향을 사랑하듯이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그대가 커피를 사랑하듯이<BR><BR> 녹차는 나의 마음을 비우게 하고 커피는 그대의 마음을 채워준다.<BR><BR> 그대가 따르는 녹차 한잔에도 나의 근심은 함께 녹아내리고 내가 천천히 커피를 마실 때에도 그대의 마음은 금새 즐거워진다.<BR><BR> 녹차를 끓일 때는 고향이 떠 오르고 커피를 뽑을 때는 사랑이 떠 오른다.<BR><BR> 녹차를 음미하면 시(詩)가 떠 오르고 커피를 홀짝이면 노래가 떠 오른다.<BR><BR> 그대는 어찌 고향을 잊으려는가? 나는 과연 사랑을 마다할 수 있는가? 그대의 커피색이 짙어질수록 나의 녹차는 향기가 바랜다.<BR><BR> 오늘도 그대는 말한다. 무슨 기분좋은 일이라도 있는지 목소리마저 귀엽고 상냥하다. "여보! 차 한잔 합시다." "좋지요. 좋고 말고요."<BR><BR> 하지만 나는 햇갈리네. 커피인지 녹차인지 언제까지나 우리 부부는 그대는 커피 나는 녹차인가?<BR><BR><BR><BR> 그냥 성가신 남편보다 커피를 더 좋아하는 아내에게 맨날 녹차만 달라기가 영... 부담스럽네.<BR><BR> 과테말라에서 박 문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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