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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그려보며 #4. 담벼락 옆 등나무 줄기 아래 쪽엔 오기종기 병아리가 노오란 색으로 까닥까닥 졸고 있고 일없는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자그마한 나비 한쌍이 곁눈질하며 지나갑니다. 아직은 잠에 덜 깬듯 날개짓이 어슬퍼 보입니다. 사랑방 앞 고양이도 봄빛을 찾느라 눈동자가 바쁩니다. 부끄러운 복사꽃은 얼굴이 살며시 붉어지고 하얀 배꽃은 팔랑이는 바람결에 더욱 하얘지니 미안한 듯 구름은 하늘을 만지작거리며 이따금 그늘을 만들어 본곤 합니다. 풀벌레 소리는 벌써 봄의 문턱을 넘어 초록으로 채워질 봄나들이 준비에 바쁘고 오랜 기다림 뒤에 오는 것이라 떨립니다. 골짜기 마다 터지는 소리들은 얼음을 녹여내는 마지막 겨울의 소리로 이어지니 분위기 빠른 새들도 한껏 활기찬 목청을 돋웁니다. 봄의 노래를 신나게 불러댑니다. 겨울내 눈 속에서 많이도 기다린 깨끗한 초록빛 포기들에 박수를 보냅니다. 들판은 초록의 보리로 한층 분위기를 띄웁니다. 분수대 물줄기는 어서 오라는 손짓에 무지개 빛으로 흔들거립니다. 가끔씩은 큰 외침으로도. 들뜬 아지랑이는 봄이 오는 발자국소리에 콩닥거리는 마음을 숨기면서 마중을 나갑니다. 작은 개울 맑은 물 흐르는 소리와 손잡고서. 호수의 물안개는 연잎에 둘러싸여 미련이 많은 듯 하늘로 쉬이 가지를 못합니다. 그냥 서성이기만. 유채꽃은 한강변 고수부지를 휘감아 돌고 있고 봄빛을 만나는 양산 쓴 처녀들과 어울려 노오란 나비가 여유롭게 나풀나풀 따스한 계절을 즐깁니다. 어스름 달빛아래 라일락의 향 내음은 그 여운이 길어 사방에 바람과 어울려 손잡은 봄이 가득하여 좋습니다. 도서관 창밖엔 어느 듯 보랏빛으로 흔들리고 성급한 마음으로 얼른 사랑에 취해 보기도 하고. 봄에 흠뻑 익은 맘을 포근한 저녁 바람에 조금씩 달래 보기도 합니다. 봄은 벌써 와 있습니다. 이리 깊게도. 개나리는 초록으로 갈아 입을테고 그 사이에 키도 훌쩍 커 버릴겁니다.. 목련도 연한 초록으로 치장하겠지요. 작지 않은 그늘을 그려 놓을테지요. 이른 봄은 오래 머무르면 좋겠습니다. #5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 봄은 온지 오래입니다. 겨울이 떠난 흔적은 눈발이 날리던 날로부터 준비하여 언제가 시작이었는지 시작하여 이미 갔나 봅니다. 홀연히. 사방에서 봄은 분주합니다. 오래전부터의 굳은 약속이라 봄을 찾아 떠날 이유가 없었습니다. 무르익은 봄의 가운데에 곧 있을겁니다.. 그냥 좋아서 얼른 봄 숨결에 입맞추고 싶습니다. 새들이 바람을 품으며 찬란함을 노래하는 봄을. 강가에도, 산골짜기에도, 바닷가에도, 들판에도, 그리고 우리의 마음에도 봄은 와 있습니다. 봄을 맞은 마음, 기도하는 마음에서 희망이라는 용기를 이어갑니다. 겸손한 맘으로 기도합니다. 봄은 이미 뜨겁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함께 넘치는 정으로, 봄다운 봄을. 그리고 여름을 만나는 준비를 하렵니다. 조금씩 높아질 봄 하늘을 그리면서. 당신과 함께 봄을 맞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당신과 손잡고 약속된 또 하나의 울창한 여름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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