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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생각하며 #1. 동백은 흐트러짐이 없이 곱게 단장한 채로 봉우리 온몸으로 깜짝 떨어져 겨울내 지킨 자존심에 애잔함을 느끼곤 합니다. 점잖게 그리고 화려하게 떠나는 붉게 달아올라 저무는 동백은 그저 찬란할 뿐입니다. 아침에 핀 꽃마냥. 겸손한 마음, 고결한 기품으로 품은 뜻을 전부다 일러주고는 미련없이 가려나 봅니다. 붉은 정열의 약속으로 또 다른 약속을 찾아서. 노란 입술이 가늘게 잔잔하게 흔들립니다. 온종일 내려앉는 실비가 미워집니다. 솔가지 사이로 비치는 투명한 햇살은 초록 숨결이 가득한 가지에 부서져 내려 앉습니다. 겨울이 밟고 지나간 나지막한 강변 언덕에서 조용한 물줄기와 반짝이는 모래를 부끄러운듯 보면서 하얀 빛으로 매화는 우렁차게 핍니다. 겨울을 뚫고 온 기운을 두근거리며 떨칩니다. 자랑스럽고 소중한 열매를 기약하면서. 농원 뜨락의 소담스런 장독들은 매실이 익어갈 그림입니다. 여린 연두빛이 점점이 가늘게 휘어지는 버드나무는 겨울내 노곤하던 기운을 힘찬 기지개로 날리면서 설렘으로 떨리는듯 나즈막한 목소리로 그러나 끈질김을 자랑하며 신작로에 무리지어 있습니다. 하늘거리는 바람에 숨바꼭질 하듯 매미우는 그늘아래 옛기억을 떠 올리며 봄의 실핏줄로 물오르는 소리되어 첫 길목에서 떠들썩하며 한창입니다. 살금살금 피어난 진달래는 붉게 터뜨리고 겨울내 부치지 못한 사연을 가슴에 안고서 능선따라 쪼그려 앉은 모양에서 외로움을 봅니다. 가끔은 흰 빛올 떨리는 그리움을 달래 봅니다. 개나리와 목련과 인사를 서둘러 나누고서 은은한 두견주 내음을 바람따라 전하면서 간절한 소망을 담아 이내 앞장서 또 다른 봄을 그립니다. 공원 벤치 옆 철쭉들은 이 봄이 떠나 갈새라 쏟아지는 봄볕을 꼬옥 껴안고 마음껏 하늘을 쳐다 봅니다. 영산홍 몇이서 함께 있어 더욱 사랑이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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