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비 그치자 묵향은 잠이 들고 거문고 줄을 잃고 창가에 기댔는데 고운 임 피리 소리는 홀로 담을 넘누나. 대나무 그림자는 담벼락에 부서지고 매화꽃 짙은 향기 찻잔에 가득한데 멀리서 우는 물새는 떠날 때를 아느니 장부의 품은 뜻은 문갑 위에 놓여있고 붉은 마음 빈 가슴에 베갯잇도 젖었는데 혹여나 서운해 할까 돌아눕지 못하네. 만남도 옛일이요 이별도 옛일이라... 봉영(峰瑩)